2009/03/12 23:35 2009/03/12 23:35
방학때 했던거
2009/03/12 23:35

예전에 아는분이 뭔책자에 넣으신다고 글을 좀 써달라구 부탁하셔서 써놓은게있었는데 이게 귀찮아서 안올렸는데.........내일이 레포트 제출일이라 어쩔수 없이 글을 올리네여
귀찮아서 그냥 원본 파일을 통째로 갖다붙였어여


※ 이 글은 픽션입니다.

제목 : 달러도올랐고유로도올랐고엔도올랐고심지어위안도올랐네젠장제주도나가야지뭐별수있나.

부제 - 꿈과 희망과 환상의 섬 제주도로 오세요.

 

2008년 겨울, 여행갈 생각에 부풀었던 새나라의 어린이는 크나큰 환율 변동으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갈 수 없었습니다. 여름에 미국에 갔다 왔다고 자랑한 같은 반 친구의 말에 따르면 새도 아닌데 하늘을 나는 ‘비행기’ 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새나라의 어린이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믿지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정말 ‘비행기’는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꼭 해외가 아니라도 국내에서 좀 먼 곳으로 간다면 ‘비행기’를 정말로 타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쉬운대로 ‘비행기’라도 타서 친구들에게 자랑할 생각으로 들떠있었던 새나라의 어린이는,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통장잔고확인을 위해 근처 ATM으로 갔습니다. 마침 ATM에는 사용중인 사람, 기다리던 사람, 추워서 그냥 들어와 있던 사람 한 명 없었습니다. 기다리지 않아 더욱 기분이 좋았던 새나라의 어린이는 통장정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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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새나라의 어린이는 ‘이건 현실이 아니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보고 또 봐도 잔액은 분명 5,006원 이었습니다. 이건 4,994원이 부족해서 출금조차 못하는 상황. 중간의 4백만원은 뭔지 그리고 그건 도대체 누가 어디로 가져갔는지, 새나라의 어린이는 모든 것이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은행 한켠에서 새나라의 어린이는 원망스런 ATM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새나라의 어린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래 그럼 어른의 방식으로 돈을 벌어주마.’ 새나라의 어린이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이 꽂힌 것은 요즘 잘나가는 젊은이들이 한번씩은 꼭 한다던 바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아는 곳부터 수소문해보자는 생각에 지인들에게 일자리를 묻고 다녔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마침내 새나라의 어른은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의 새 직장은 바로 ‘삼성의료원’,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삼성의료원 암센터 내 지하1층에 위치한 작은 카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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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그리고 대망의 첫 출근. 새나라의 어른이 출근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판매중인 빵을 하나 집어와서 먹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빵과 함께 다른 직원이 챙겨준 차가운 커피를 홀짝이던 새나라의 어른은 ‘아 이곳에서 일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40초쯤 흘렀을까, 갑자기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습니다.

평화롭기만 하던 카페에 혼란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새나라의 어른을 제외한 다른 직원은 익숙하다는 듯이 여유롭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리스뜨레또, 카푸치노, 마끼아또, 카모마일.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과 직원들은 어느 나라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주고받았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이 할 수 있었던 일은 그저 물을 뜨고, 주변을 정돈하고, 얼음을 나르는 등의 그저 기본적인 노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물을 뜨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12시가 되어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이 마음편히 빵을 뜯어먹던 조그만 카페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곳은 정말 전쟁터였습니다. 주변엔 온통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 청록색 옷을 입은 사람들,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뭔가를 주렁주렁 달고다니는 사람들과 그 친구들로 발디딜 조그만 틈도 없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은 더욱 열심히 물을 뜨고 얼음을 날랐습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30분. 밥을 많이 먹는 새나라의 어른에게 30분은 너무 촉박한 시간이었습니다.

오후가 되자 그나마 가게에 북적이던 사람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새나라의 어른의 착각이었습니다. 그 뒤엔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 앞에 갑자기 대량의 딸기박스가 놓여졌습니다. “까.” 무섭게 생긴 다른 직원의 말에 새나라의 어른은 칼로 딸기 꼭지를 제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많은 딸기는 바로 과일 쥬스의 재료였습니다. 오렌지, 토마토, 키위... 딸기 외에도 새나라의 어른의 손길을 기다리는 과일은 많았습니다. 그날 밤, 새나라의 어른은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과 온갖 과일에게 쫓기는 무서운 악몽을 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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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관



그렇게 2주가 흘렀을까. 새나라의 어른은 조금씩 적응해나갔습니다. 맨날 똑같은 옷을 입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도 상대할 수 있었고, 과일 쥬스의 비밀 레시피도 터득했고,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하나만 가져가야한다는 요구르트, 귤 등등의 후식도 배식 아줌마들의 눈을 피해 몰래 두 세 개씩 더 가져가는 비법도 익혔습니다. 대부분의 일에 적응 한 뒤로 새나라의 어른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라떼-아트’ 라고 불린다는 기술은 커피를 비롯한 우유가 들어간 음료(핫초코나 녹차·홍차-라떼) 위에 우유거품으로 그림을 그리는 요상한 기술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새나라의 어른을 제외한 직원들은 이 분야에 꽤 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저 여행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이었던 새나라의 어른과 달리, 다른 직원들은 이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며 새나라의 어른은 진지하게 새로운 기술을 배웠습니다.

처음엔 커피 원액에 스팀낸 우유를 부어서 마지막에 하얀 엉덩이 모양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정말 쉽게 잘만 해내는 것 같았지만 새나라의 어른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게 그냥 아무생각 없이 우유를 들이붓는게 아니라 각도나 높이, 손동작 등 많은 것을 고려하여 섬세하게 붓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야 커피 위에 하얀 엉덩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하얀 엉덩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 뒤로도 하트-튤립-하트인하트-로제타(나뭇잎)-월계수-월계관-백조 등의 무시무시한 단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빨리 흘러갔고, 계속되는 연습 끝에 새나라의 어른은 로제타를 연습하는 단계까지 다다랐습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는 종이상자값 100원이 아까워서 직원과 싸우는 손님을 만난 일, 단체주문 20잔씩 연달아서 만들어야 했던 일,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사실 새나라의 어른은 주7일 하루 9시간씩 근무했고 매장에서 6명이 만들어서 하루에 판매되는 음료가 500잔도 넘는다는 일, 구정에도 출근한 일, 삼성의료원엔 예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일, 아는 사람 몇 명이 삼성의료원으로 인턴을 와서 새나라의 어른을 보고 화들짝 놀랜 일(그 반응에 새나라의 어른은 더욱 놀랬다), 주부습진이 걸려서 ‘아 이제 나도 진정한 주부로 거듭나는거야’ 라고 다짐했던 일, 친구들이 놀러왔는데 정말 손님인 양 너무 아는 체를 안해줘서 새나라의 어른이 다른 직원들에게 놀림 받았던 일, 직원식당은 매주 토요일마다 점심때 맛없는게 나온다는 것을 알아챈 일, 외국인 손님 친구가 생겼는데 그 나쁜 자식(5살)이 내가 못 알아듣는다고 알 수 없는 자기네 말로 자꾸 뭐라뭐라 하면서 웃길래 나도 혼자서 질 수 없다고 떠들다가 그 나쁜 자식에게 어른의 무서움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그 나쁜 자식이 새나라의 어른이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벌써 집에 가고 없던 일, 갑자기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아 이 글을 쓰게된 일, 지금 2월인데 아직도 밀린 월급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일, 그리고.

‘여행가려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돈을 모으다 보니 방학이 끝났다는 것을 알게된 일(심지어 아직 돈도 못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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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라의 어른이 만든 튤립

 

...새나라의 어른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방학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새나라의 어른의 뒷이야기는 다음에 계속됩니다.)

 

 

  1. pojaei  2009/03/15 20: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 이거 레폿으로 썻냐? ㅋㅋ
    • 상언  2009/03/16 22:11     수정/삭제
      아니......레폿제출일이라 너무 딴짓이 하고싶길래
      뭘할까고민하다가포스팅을했지
  2. 양국장님  2009/03/20 06:12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니가 한거니?!

    뭐가 어디까지 픽션인거야 ㅋㅋ
  3. 상콤녀 ㅋㅋㅋ  2009/03/23 01:40     수정/삭제  댓글쓰기
    픽션이라고 하지만 알고보면 논픽션리얼일거같은 느낌,,,
    저 통장 잔고까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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